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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수준의 관현악단 육성
기사작성 : 아브라함   2018-12-31 12:34
<이영진의 음악시평>

세계적 수준의 관현악단 육성을 위한 소고小考

이영진(음악평론가. 6인 비평가 그룹 간사)

7

오케스트라의 세계화는 잘 짜여 진 매뉴얼에 의해 진행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케스트라를 고급한 문화로 인식하는 사회적 여건이 조성되고, 궁핍하지 않은 재원 확보가 담보된다면, 그 시기는 훨씬 앞당겨 질 수 있다. 베를린필이나 런던심포니에 비해 보잘 것 없는 역사를 지닌 독일 밤베르크 교향악단은 2차 대전이 종식되던 1946년 설립되었다. 2009년 독일의 주간지 FOCUS가 독일 10대 교향악단 가운데 6위로 선정한 밤베르크교향악단은 바이에른 주에 속한 인구 7만의 도시 밤베르크에 있는 오케스트라다. 이미 언급했듯이, 독일 국내에 클래식을 전문으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가 130여개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6위라는 순위를 결코 하찮게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도시 인구가 7만 명이라면, 2016년 기준 상주인구 7만 명의 강원도 삼척시와 인구수가 같은 도시다. 한국적 정서로 봤을 때 시(市) 재정 자립도가 형편없을 것 같은 규모의 도시로 이해할 수 있다. 바로 이런 도시의 오케스트라가 초대 지휘자 요제프 카일베르트나 계관 지휘자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 때문에 독일 국내의 톱 클래스의 오케스트라로 발전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다소 어긋난 일이다. 물론 그들이 음악적으로 기여한바가 크지만, 밤베르크 심포니를 자기들이 사는 도시의 격조 높은 문화로 인식한 시민들의 뛰어난 예술적 안목이 더 큰 몫을 해낸 것이다. 거기다 소규모 도시의 재정규모로 감당해 내기 어려운 오케스트라 운영 재원을 뜻있는 기업가와 후원가들이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안정적 음악활동 기반을 조성한 밤베르크 지역의 사회적 분위기가 더 큰 공헌을 했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이반 피셔의 부다페스트 페스티발 오케스트라도 세계적 수준의 롤 모델로 손꼽히는 악단이다. 물론 프로젝트 관현악단이지만 설립연도만 가지고 논하자면, 1986년 오자와 세이지에 의해 만들어진 사이토 키넨 오케스트라에 비해 훨씬 뒤늦게 출범한 오케스트라이다. 이 오케스트라를 창단한 이반 피셔는 돌발적이고 특출한 운영 방식으로, 기존 오케스트의 운영 관행을 과감히 혁파하여 사이토 키넨 오케스트라의 평판도을 앞지르는 세계 10위권의 순위를 수 년 째 기록하고 있다. 사이먼 래틀이 운항하던 베를린 필이나, 이반 피셔의 부다페스트 페스티발의 명성과 평판은, 밤베르크 심포니와는 달리 지휘자의 창의적이고 독특한 리더십에 기인한다.
이러한 사례를 볼 때 오케스트라의 세계화를 꿈꾸는 입장에서 우선 두 가지 측면, 즉 하나는 오케스트라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음악적 기반의 조성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조건에 앞서 뛰어난 창의성과 탁월한 리더십을 갖춘 지휘자를 영입하는 일이 우선 실현돼야 한다. 좋은 지휘자를 선택하는 일은 쉽지 않다. 어떤 이들은 그보다 먼저 실력이 뛰어난 단원들을 확보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마치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와 같은 논쟁거리일 수 있지만 훌륭한 지휘자를 만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소 미흡한 수준의 단원들을 뛰어난 리더십을 갖춘 지휘자가 점차 그들의 연주 수준을 향상시켜 괘도에 오르게 할 수는 있지만, 그 반대로 뛰어난 연주가들을 수준이 못 미치는 지휘자가 훌륭하게 이끌어 나간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닭과 알의 논쟁에 분명한 필자의 입장은 좋은 지휘자를 먼저 확보하는 일이다. 여기에 당연히 갖추어야할 개개인의 뛰어난 연주능력은 차 순위의 문제이다.

훌륭한 오케스트라를 만들고자 하는 일은 비단 지휘자뿐만 아니라, 단원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음악에 대한 책임감이 따라야 한다. 곧 음악을 대하는 자세이다. 언젠가 사이먼 래틀은 음악가들의 고고한 자세를 빗대어 이렇게 일갈한 적이 있었다.
“나는 음악가들이 자신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음악인들은 이제 무언가 되돌려주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그들은 오랫동안 고립된 섬에서 특권을 누리며 살았다. 많은 선물을 받기 위해서는 밖으로 나가서 돌려줘야 한다.”라고.
래틀 경卿의 이 말이 우리 음악가들에게 합당한 말인지는 판단하지 않겠다. 중요한 것은 음악가들이 특권을 누리며 살았던, 혹은 그렇지 않았던 간에 음악을 대하는 책임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청중에 대한 기본 태도이며 음악을 대하는 진정성 있는 자세이다.
많은 문헌에 좋은 오케스트라가 되기 위한 지침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게 언급돼 있다. 이 글에서 표현된 몇 가지 육성방안도 그 지침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어떤 지휘자는 전용 콘서트홀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는 지금보다 확대된 편성이 돼야 연주력이 향상된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임금과 정년이 보장돼야 안정적인 연주활동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몇몇 비평가들은 사운드의 질 향상에 매진해야 좋은 오케스트라가 된 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지휘자 입장에선 실력 있는 단원의 확보를, 단원의 입장에선 훌륭한 지휘자와의 호흡을 우선순위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좋은 오케스트라 육성을 위해 고뇌하고 불면의 밤을 보낼지라도, 내가 속한 오케스트라에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분별해 내는 것이 정작 중요한 과제이다. 그것이 분명해지면 오케스트라의 세계화는 한 걸음 더 현실로 다가 올 것이다. ▢